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사랑이 오늘의 하루를 또 재촉하심에 감사드립니다. 이 곳 에콰도르
선교지에서의 생활은 매우 단순합니다. 뜨거운 태양 아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
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. 모두가 넉넉하지 못하고, 부족함 가운데 어려운 삶을 살아
가지만 다들 늘 행복하다고 하고 감사하다고 말합니다.
수녀원이 어린이 공부방을 시작한 남미 에콰도르 산타엘레나는 작은 바닷가 시골 마을
입니다. 아이들을 아무도 돌볼 여력이 없던 우리나라 50~60년대 시절 같던 마을에 수녀님
들이 나타나 찬미도 하고, 색칠공부, 종이접기, 운동, 놀이, 성경공부, 영어공부, 악기 수업을
시작하니 신세계를 만난 듯 너무나 기뻐하고 신기해 하는 모습이 그저 아름답고 사랑스럽
습니다. 색종이도 처음보고, 색연필, 물감을 생전 처음 접하는 이 아이들에게는 자기들 만을
위한 시간과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할 수 없는 행복이고 기쁨입니다.
마치 수녀님들이 대단한 영웅이라도 되는 듯 길에서 만나는 아이마다 달려와서 인사하고 집안 창문마다 매달려 반갑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바라보며
예수님께서도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사랑받으셨을까 묵상이 됩니다. 아직 현지 언어도 서툴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함 가운데 만나는
하느님께서는 매일의 놀라운 선물과 은총으로 이 아이들을 돌보시고 수도자들을 돌보십니다. 기도와 봉사, 후원으로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의
사랑에 감사드리며 이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 안의 기쁨과 감사의 은총을 함께 나누어 드립니다.
- 산타 엘레나 분원에서